퇴직을 앞두고 퇴직금 3,000만원을 예상하던 동료가 세금이 얼마나 나올지 물었습니다. 근속연수공제 덕분에 5년 근속 기준으로 퇴직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도 80만원 안팎이라고 답해줬더니 생각보다 훨씬 적다며 놀라더군요. 연봉 3,000만원에 비하면 세율이 한참 낮게 느껴지는 이유는, 퇴직금 세금 계산 구조 자체가 일반 근로소득세와 다르게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퇴직소득세는 두 단계 공제를 거쳐 누진세율 적용 기준 금액을 낮추는 방식을 씁니다. 이 구조를 미리 알아두면 퇴직 전에 세후 수령액을 대략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퇴직소득세는 일반 근로소득세와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퇴직금은 근로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과세합니다. 퇴직금을 연봉에 더하면 높은 세율 구간에 한꺼번에 걸려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를 막기 위한 구조입니다. 계산은 다섯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퇴직금 총액에서 비과세 소득을 빼 퇴직소득금액을 구합니다. 둘째, 근속연수에 따른 공제액을 차감합니다. 셋째, 남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누고 12를 곱해 연간 환산급여로 변환합니다. 넷째, 환산급여에서 구간별 환산급여공제를 적용합니다. 다섯째, 과세표준에 세율을 적용한 뒤 지방소득세 10%를 더하면 최종 세금이 확정됩니다.
근속연수공제는 오래 일할수록 공제액이 커집니다
근속연수공제는 세금 계산 전에 퇴직금에서 먼저 빼주는 금액입니다. 구간이 나뉘어 있고, 근속연수가 길수록 공제 단가가 높아집니다.
5년 이하는 1년당 100만원, 5년 초과 10년 이하는 500만원에 1년당 200만원 추가, 10년 초과 20년 이하는 1,500만원에 1년당 250만원 추가, 20년 초과는 4,000만원에 1년당 300만원 추가입니다. 5년 근속이면 500만원, 10년이면 1,500만원, 20년이면 4,000만원이 기본 공제됩니다. 30년을 다닌 경우라면 4,000만원에 300만원 × 10년을 더해 7,000만원까지 공제됩니다.
이 공제액이 클수록 환산급여 계산의 시작점 자체가 낮아지기 때문에, 근속연수가 길수록 실효세율이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환산급여 계산이 누진세 부담을 낮추는 핵심입니다
근속연수공제를 차감한 금액을 곧바로 세율에 적용하지 않고, 한 번 더 연간 단위로 쪼개서 계산합니다. 공식은 "(퇴직소득금액 - 근속연수공제) ÷ 근속연수 × 12"입니다.
예를 들어 퇴직금 3,000만원, 5년 근속(근속연수공제 500만원)이면 환산급여는 (3,000 - 500) ÷ 5 × 12 = 6,000만원입니다. 이 환산급여에 구간별 공제를 다시 적용한 뒤 세율을 곱하고, 그 세액을 다시 ÷ 12 × 근속연수로 환원합니다. 퇴직금을 여러 해에 나눠 번 것처럼 취급해서 누진세율 적용 구간을 낮추는 원리입니다.
퇴직금 계산기에서 평균임금과 근속 기간을 입력하면 퇴직소득세와 세후 수령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속연수별 실제 세금 수준을 예시로 보면 이렇습니다
월급 300만원, 5년 근속이면 퇴직금은 약 1,500만원이고 세금은 30~40만원 수준, 실효세율로 2% 초반입니다. 월급 400만원, 10년 근속이면 퇴직금이 약 4,800만원이고 세금은 130~150만원 수준, 실효세율 3% 내외입니다. 20년 근속에 퇴직금 1억원을 받는 경우도 근속연수공제 4,000만원과 환산급여공제가 겹쳐 최종 세금이 200~250만원 수준에 그칩니다.
같은 금액을 연봉으로 받았을 때와 비교하면 세율 차이가 상당합니다. 퇴직금 세금 부담이 생각보다 낮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IRP로 이전하면 세금을 나중으로 미룰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 이전하면 퇴직소득세를 즉시 내지 않고 연금 수령 시점까지 과세를 이연할 수 있습니다. 연금으로 받을 때 적용되는 세율은 3.3~5.5%로, 퇴직소득세보다 낮습니다. 연금 수령 기간이 10년 이하면 퇴직소득세의 70%만, 10년을 넘기면 60%만 냅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는 21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의 50%까지 감면됩니다.
단 55세 이전에 IRP를 중도 해지하면 과세 이연된 금액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일시금으로 바로 수령했을 때보다 세금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IRP 이전과 직접 수령을 비교해서 결정하는 편이 맞습니다.
퇴직금 계산기로 세후 수령액을 미리 확인합니다
퇴직 전에 세후 수령액을 가늠하고 싶다면 평균임금과 재직 기간을 입력해보는 게 가장 빠릅니다. 이직이나 조기 퇴직을 앞두고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자금 계획을 세울 때 유용합니다.
정리하면
- 퇴직소득세는 근로소득과 분리 과세하며,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 두 단계를 거쳐 실효세율이 낮아집니다
- 근속연수공제는 5년 500만원, 10년 1,500만원, 20년 4,000만원이 기준이고 오래 다닐수록 공제 단가가 높아집니다
- 실효세율은 5년 근속 기준 2% 내외, 10년 3% 내외, 20년도 2~3% 수준입니다
- IRP로 이전하면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 수령 시 세율이 3.3~5.5%로 낮아지며, 10년 수령 기준 세금을 30% 줄일 수 있습니다
- 55세 이전 IRP 중도 해지는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되므로 자금 유동성 계획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