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에 BMI 정상이 찍혀 있는데 거울 앞에 서면 배가 나온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감이 맞다. BMI는 체중과 키만 보는 지표라서 체지방 분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BMI 정상의 함정 — 체중과 체지방은 다르다
BMI(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18.5~24.9면 정상으로 본다. 한국인 기준으로는 23 미만을 권장한다.
문제는 BMI가 근육과 지방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근육이 많아도 BMI가 높게 나오고, 근육이 없고 지방만 많아도 BMI는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키 170cm, 체중 65kg이면 BMI 22.5로 정상이지만, 그 65kg의 구성이 문제다. 근육 50kg+지방 15kg인 경우와 근육 40kg+지방 25kg인 경우는 몸 상태가 완전히 다르다.
마른 비만 — BMI 정상이지만 체지방은 높은 경우
'마른 비만'이라는 말이 있다. BMI는 정상인데 체지방률이 비만 기준을 넘는 상태다. 주로 근육량이 적고 지방, 특히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에 해당한다.
비만 판정 기준 체지방률은 이렇다.
- 남성: 체지방률 25% 이상이면 비만
- 여성: 체지방률 30% 이상이면 비만
BMI 22인데 체지방률이 28%라면? 남성이라면 비만이다.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볼록 나오는 체형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의학적으로는 '복부비만'이라고 부른다.
내장지방이 위험한 이유
배 주변에 쌓이는 지방에는 두 종류가 있다. 피부 바로 아래 쌓이는 피하지방과, 장기 주변에 쌓이는 내장지방이다. 마른 비만에서 문제가 되는 건 내장지방이다.
내장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겉으로 날씬해 보여도 내장지방이 많으면 건강 위험도가 높다.
복부비만 기준은 허리둘레로도 본다.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분류한다.
체지방률을 낮추는 방향
BMI가 이미 정상이라면, 체중을 더 줄이는 것보다 근육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는 게 목표여야 한다. 이걸 '체성분 개선'이라고 한다.
- 유산소 운동: 내장지방 감소에 효과적, 주 4회 30분 이상
- 근력 운동: 근육량 증가 → 기초대사량 상승 → 지방 연소 효율 향상
- 단백질 섭취: 근손실 없이 체지방만 줄이려면 체중 1kg당 1.2~1.6g 필요
체중계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체지방률과 근육량 변화를 추적하는 게 맞다. 체지방률은 인바디 검사나 체지방률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다.
BMI 대신 이 지표들을 함께 봐야 한다
- 체지방률: 지방이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율
- 허리둘레: 내장지방의 간접 지표 (남 90cm, 여 85cm 미만이 정상)
- WHR(허리-엉덩이 비율): 남 0.9, 여 0.85 이하가 정상
- 근육량: 근감소증 여부 확인